덩굴 속에 두 소녀가, 어쩌면 한 소녀가 있다.
가는 나뭇 가지들은 머리카락처럼 몸을 감싸기도 하고, 구부러져
마치 몸 속에서 나온 작은 뼈의 어어짐 같다.
메마른 덩굴 속에서 소녀? 소녀들?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..
한 손을 다른 공간 사이로 흘러가지 못하고 가로 막고, 오롯이 옆에 있는 소녀의
곤간 속에만 던지 듯 조심 스럽다.
이야기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듯 둘의 눈은 시선이 없다.
아니,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나?
어쩌면, 모든 것을 보기를 포기 한 것일 수도....
그렇게 그들은 덩굴 사이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.
아무도 들을 수 없는 ...조용한 속삭임으로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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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안의 불안을 바라본지 4년이 지났다.
내가 앉고, 머물렀던 그 불안 이라는 것이, 얼마나 일반적이고, 또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리하는데 그리 시간이
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 같다.
물론 그 이전에도 이 생각들에 메어져 스스로 고통스러워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,
가슴이 메어져 오는 슬픔도, 분노도 오래가지 않는 요즘, 덤덤함이 나를 슬프게 한다.
어쩌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?
이런 물음을 던지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.
절제된 감성~ 마치 무거운 스텐 철판으로 금이가고 있는 좁다란 구멍을 눌러 내리고 있는 것만 같다.
당분간 그리게 될 그림들은 경계가 될 꺼 같다. 2008년도 초에 보여졌던 작업들의 요소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갈
감정과 연결의 선이 나무가지들로 채워 질 것이다.
나뭇 가지 덩굴들은 어쩌면 내 몸 속에 뼈들의 이어짐의 조화 일 수도 있고, 다른 사람과의 연결이 될 수도 있다.
혹은 복잡한 관계를 이야기 할 수도 있고, 복잡한 나의 신경 구조 일 수도 생각의 회로가 될 수도 있다.
무슨 의미가 붙던, 스스로 붙이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?
그냥 그리고 싶을 뿐이지,,,,,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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